국제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 중 하나인 현실주의를 알게 되면서, 현실주의와는 다소 다른 관점으로 국제 정치를 바라보고 있는 이상주의를 비롯한 자유주의 국제관에 대한 관심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로버트 코헤인이 주장한 헤게모니 즉, 패권이 사라진 세계에서 힘이 아닌 협력으로 안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유주의에 대한 국제관에 큰 관심이 갈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국제기구, 국제법 등으로부터 실현될 수 있는 국제 협력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 협력 쟁점뿐만 아니라 협력에 관한 최근의 학문을 제공한 로버트 코헤인의 자유주의 사상이많이 와닿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그는 헤게모니 쇠퇴가 협력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사고를 반박하면서도, 레짐(가치, 규범 및 규칙들의 총합을 일컫는 용어)을 세계정부의 약한 대용물이 아니라 이기주의적 행위자들 간 분권화된 협력을 촉진하는 장치로 보았기 때문에 저의 주장과 많이 일치하면서도 많은 공감이 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사상에 더욱 궁금해져, 그가 저술한 저서인 '헤게모니 이후'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미국의 패권이 사라진 세계를 상상도 해보지 못할 만큼 자본주의, 국제 금융, 무역 등 세계를 이끄는 제도와 기구들은 초강대국 미국의 헤게모니 (패권)이 뒷받침하여 세계를 아울렀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견을 자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즉, 세계의 주요 선진국들이 공통 이익과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며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은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부터, ‘초강대국의 패권이 사라져도 국가들은 서로 갈등 없이 협력을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군의 국제정치학자들은이른바 '헤게모니 안정론' 혹은 패권안정론' 등의 주장으로, 헤게모니적 리더십이 부재한 세계에서는 국제 레짐 (regime, 체제)이 붕괴되어 각국의 보호주의 정책과 통상분쟁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다고 주장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이 주장에 어느 정도 우려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책 속에서 로버트 코헤인은 당당하게 헤게모니 안정론을 정면으로 맞서 반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즉, 그는 국가들은 이상이나 숭고한 목적이 아닌,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이유에서 헤게모니가 없는 세계에서도 협력과 질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대립과 갈등보다는 협력에서 오는 이익이 훨씬 많기 때문에, 헤게모니적 리더십이 없는 세계에서도 국가들은 서로 협력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그의 주장에서 국제 정치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이익이 맞아 조정 과정이 필요 없는 조화로운 관계에서는 협력이 필요 없으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극히 드물기 때문에, 상충되는 이익을 조정하고 불화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협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저자는 국가들이 합리적 이기주의자로서 이상이나 도덕적 동기가 아닌, 자국 이익을 위해 협력을 선택한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국제 레짐'이라는 개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국제 레짐은 다수의 국제사회 행위자들이 서로 기대를 갖고 모여 형성한 일군의 원칙, 규범, 규칙, 그리고 의사결정 절차들로서, 이는 국가 간의 경제적 거래 비용과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시켜 국제적 협력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사례로, 미국의 경제 헤게모니가 쇠퇴하는 상황에서도 세계 각국은 새로운 협력체를 구축할 수 있었던 상황을 제시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케네스 월츠, 존 미어샤이머, 스티븐 월트 등 신현실주의자들의 비판과 이론을 수용하여 국제 레짐을 구성하는 주요 행위자, 갈등하고 협력하는 주체를 '국가'로 규정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고, 자유주의 국제정치학의 핵심인 국제 협력의 가능성을 현실주의자의 관점에서 옹호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말 그대로 자유주의, 이상주의의 사상을 토대로 보다 단단하게 정립한 모습이었습니다. 자유주의 속, 국가들은 국제 레짐의 규칙과 규범을 준수함으로써 여러 국가들
에게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서의 명성을 얻을 수 있고, 개방성이 높은 국가는 높은 투명성 덕분에 다른 국가들에게 믿을 수 있는 상대로 인식되어 더욱 원활한 협력을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헤게모니 이후>가 헤게모니 안정론에 대한 비판하고 국가들이 국제 레짐을 준수하며 협력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논리에는 높은 완결성과 설득력이 돋보였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국제경제 분야의 협력과 질서에 치중하여, 군사, 안보 분야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군사, 안보 레짐은 책이 출간된 1984년은 물론이고 냉전이 종식된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미국이 강력한 헤게모니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경제 레짐과 국제안보, 군사가 서로 연관성이 적다고 할수 있는 개념인지, 과연 우리가 미국의 헤게모니적 리더십이 종식된 세계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저자 본인이 인정하는 이 연구의 결점과 한계였던 것이었습니다. 즉, 국내정치와 이익배분의 문제를 도외시한 점이 그것이었습니다. 또한, 저자는 미국이 국제적 약속을 무시하고 준수하지 않은 사례를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발견했다고 언급함으로써, 국가들이 국제적 약속을 준수하는 중요한 동기였던 명성이 국가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적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 정치를 바라보는 새로운 사상을 직접 책을 읽어보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는데 현실주의, 이상주의, 자유주의, 신자유주의 등의 국게정치 관점을 다룬 영상도 같이 시청하며 많은 지식을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론들을 더욱 심층적으로 공부해나가며 국제 정치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저만의 관점을 확립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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