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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활동

폭력 없는 교실은 어디 있나요? 독후감

by 통합메일 2022.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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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 각각의 입장에서 서술되어 있는만큼 독특한 구조를 취한다.

'원래 그런 애라고요? 폭력은 대물림된다는 것을 아시나요?'

학교에선 여러 친구들을 때리며 항상 혼나기만 했던 성호는 사실 집 안에선 작은아버지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하는 중이었다. 학교에서 가해자였던 성호가 아이러니하게도 집에서는 피해자였던 것이다. 이는 모든 갈등과 의견의 불일치를 대화보다는 폭력으로 해결하는 것을 집에서 배운 성호의 집안 분위기 때문이다.

보호자로부터 그렇게 양육되고 소통해 왔으므로 성호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회보다는 억누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더 익숙한 환경에서 살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정에서 부모가 갈등이 생겼을 때 대화와 타협보다, 폭력으로 해결하는 집에서 성장한 자녀가 추후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오하이오대학교 조나단 교수가 3대에 걸친 가정 폭력의 대물림을 연구한 결과, 가정 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은 실제로 폭력을 일으킬 가능성이 150% 정도로 높게 나왔다. 집에서 폭력을 목격하거나 당하게 되면, 아이들도 문제 상황의 해결 방법 1순위로 '폭력'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너무 지나친 훈육으로 '매를 드는 부모' 아래 자란 아이들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훈육으로 맞으면서 자란 아이들은 맞을 때는 바로 행동을 고치게 되어 '매의 효과'가 있는 듯 보이지만, 반항심과 적개심이 무의식적으로 쌓이게 된다. 만일 성호에게 강등이 생겼을 때 이를 잘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모님 혹은 어른이 곁에 계셨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또한 가해자 학생이라 하더라도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성호처럼 '대화'라는 해결 방법을 아예 몰랐다면 이를 배워 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의 삶을 다시 회복하고 잘 구축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고 이렇게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려 시도해 본다면 차츰 폭력의 굴레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선생님께 말해도 별 소용없대요. 3년만 참으면 졸업이니 그냥 참을래요."

대구의 어느 한 중학생이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사건이 방생했고,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학교 폭력 문제가 사회적으
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2년 2월에는 정부 차원에서 학교 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되었고, 이와 함께 학폭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지속적으로 개정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학폭에 시달리는 학생들은 적지 않다. 게다가, 학폭이 일어나더라도 원래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시선이 남아있다. 또한 주변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 보복에 대한 두려움, 상급 학교 진학에서 받게 될 불이익, 행정 절차상의 번거로움과 같은 이유로 공식적인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엔 윤찬이와 두상이 이야기가 있다. 이 둘은 1학년 때부터 같은 반으로 윤찬이는 처음엔 1:1 상황에서만 두상이를 놀리고, 부모님 욕까지 서스럼 없이 했다. 그러나 2학년이 되자 윤찬이 외에 주변 친구들까지 모두 두상이를 놀리기 시작했다. 학폭예방교육영상에서 피해 학생을 두상이라 큰 소리로 말하고 교과서에 장애인 사진이 있으면 두상이 엄마라 놀리는 등 윤찬이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이 이 얘기를 듣고 바로 학폭 전담기구를 열어 윤찬이와 친구들을 처벌하려 했으나 두상이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이런 일을 당했다는 걸 부모님이 알게 되면 무척 속상해 하실테니 신고를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그런 폭력에 자신을 방치하기엔 '나 자신'은 무척 소중한 존재이며 부모님의 소중한 자녀인 동시에 어마어마한 이 우주에 '나'라는 생명체는 유일하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당당하고 솔직하게' 학교 폭력에 맞선다면 폭력의 그늘에서 혼자 끙끙 앓을 때보다 더 지혜로운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이 책은 물론 가해자도 달라져야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우리 모두가 변하는 것임을 알려준다. 인정하기 싫은 진실이지만 지금 이 교실에서 폭력에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떄리거나, 맞거나, 혹은 지켜보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것을, 피해자는 당한 일을 꼭 알릴 것을, 방관자는 무시하지 않고 동조하지 않을 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사실 너무 추상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로 이 책이 구성되어 있어 살짝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또한 이 책에 등장하는 선생님들은 모
두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큰 관심을 보이고 학폭이 발생하면 해결하는게 급급한, 교과서에 나오는 흔한 좋은 선생님이다. 그러나 현실은 자신의 실적만을 생각하며 좋은 대학교에 보내려 하고 학폭이 발생하면 복잡한 업무 처리와 기타 이유로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그저 묻어버리려는 선생님들도 많다. 다음번엔 이러한 선생님들의 예시에서도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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