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얼마 전부터 새끼 손가락이 이유 없이 아파서.. 계속 낑낑댔다. 얼마나 됐냐면 2주 정도 되었는데.. 내 나이가 뭐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고.. 딱히 외상을 입은 적도 없었기에 원인이 짐작가지 않아서 정말 전전긍긍하기만 했다. 뭐 살아오면서 가끔 한 두 번 정도는 이렇게 관절이 아팠던 적은 있었지만, 조만간 자연 치유 되었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살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지속되니까 아무리 새끼 손가락이라 하더라도 신경이 안 쓰일래야 안 쓰일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게 참 새끼 손가락이라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우리 몸은 어느 한 부분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구나라는 걸 새삼 느꼈다. 세포들에게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중앙 메디컬인가 그 병원 건물 뒤쪽에 주차했다. 처음에는 앞쪽 도로에 하려고 했는데 주차난이 심히 헬이었다. 건물 주차장으로 가니까 의외로 한산했다. 의사 선생님들 차들이 모여있었다. 테슬라에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등 종류도 다양했다.
접수를 했다. 아주 능숙하게 초진 신청서를 작성하고 기다렸다. 간호사가 잠시 불러서 증상을 물었다. 어디가 아프고 얼마나 됐는지. 아픈 내용은 어떠한지 등등. 묻는 걸 보니 퇴행성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 같았다. 나도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게 아닌지 걱정이 되어 이래저래 찾아보았으니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아침마다 막 뻣뻣하고 아프고 딱히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새끼 손가락은 그렇게 많이 사용하는 관절도 아닌데 왜 그런 것일까? 하지만 막상 아파보고 나니까 내가 생활하면서 새끼 손가락이라는 걸 참 꽤 많이 사용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자꾸 일상 생활의 순간순간에서 걸리적거리고 신경이 쓰였다.
잠시 대기했다가 X-ray를 찍었다. 생각보다 진전이 빨랐다. 생각보다 손님이 그렇게 많이 붐비지는 않았던 것 같다.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진료의 속도가 빠르다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뼈 사진을 찍고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까 곧 이어 의사 선생님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 성미가 뭔가 엄하고 급해보이셨기 때문에 제대로 각을 잡고 있다가 묻는 말에 곧바로 딱딱 대답했다. 뭔가 합이 맞는 느낌이랄까. 어디가 아프고, 어떻게 아프고, 언제부터 아팠는지를 아주 신속하게 대답했다. 내심 흡족해 하지 않으셨을까. ㅎㅎ
예상했던 일이지만 뼈 사진을 봐도 딱히 이상한 소견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이가 젊은 데 골다공증 같은 게 올리도 없고 말이다. 관절염의 종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기도 하셨다.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이래저래 다각도로 검사해볼 수 있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렇게 하는 건 다분히 소모적인 일이기 때문에 일단은 소염제를 먹고 다스려보자고 하셨다. 과잉진료와는 아주아주 거리가 먼 처방이 아닌가. 나도 아픈 당사자로서 그러한 진단에 동의했다. 일단은 그 정도의 선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료실에 앉아 있던 시간은 약 2분~3분 정도였다. 나오자마자 처방전이 나왔다. 병원이 참 시스템이 촘촘하게 잘 짜여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병원에서 일하면서 제대로 합을 맞추지 못하면 굉장히 서로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엑스레이도 찍었기 때문에 진료비는 9,500원이 나왔다.
소염진통제와 위염치료제(위보호제)를 처방 받았다. 병원 진료는 매우 쾌적했는데 약국이 헬이었다. 와 약국이 아니라 무슨 공장같았다. 제천 종로약국 대박. 약대 입결이 그렇게 높은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지. 아이고. 약사들 대단하네. 약값은 3,400원이 나왔다. 하루 두 번. 5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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