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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활동

유민석의 혐오의 시대, 철학의 응답 독후감

by 통합메일 2022.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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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일상생활이나 인터넷에서 혐오 표현들이 증가하고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책은 사회 문제가 되고있는 혐오 표현의
유형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혐오 표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항 표현의 역할과 기능을 제시하고 있다. '철학의 응답'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철학책이라보다는 철학자의 발언을 근거로 삼는 '사회학' 관련 책이라 분류할 수 있겠다.

저자는 우선 최근 증가하고 있는 혐오 표현이 소수자를 겨냥한 낙인이자 언어로 하는 구타이며, 혐오 표현의 대상이 되는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더욱 공고히 하게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사회악으로 파악한다.

이 부분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은 말은 곧 권력'이라고 지적한 부분이었다. 사장은 사원에게 "자네, 옷차림이 왜 그래?, 근무 태도가 왜 이리 불성실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원이 사장에게 "사장님, 오늘 옷차림이 왜 그렇습니까?, 회사 운영 실적이 왜 이모양입니까?"라고 말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똑같은 내용의 말이라 해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결국 혐오 표현이 가해진다는 것은 혐오 표현을 하는 집단이 권력을 갖고, 권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며, 단순히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는 변명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혐오 표현을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이 능사일까? 저자는 혐오 표현일지라도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혐오 표현의 해악을 상쇄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대항 표현'을 제시한다. 대항 표현은 쉽게 얘기하면 일종의 '말대꾸' 로서 혐오 표현의 해악을 반감시키고, 혐오를 당하는 당사자의 정치, 사회적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표현이다.

개인은 힘이 약하지만, 사회적 약자라도 여러 명이 모여 대항 표현을 하게 되면 차별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사회적 힘을 갖고 있는 정부나 공적 기관이 혐오 표현에 대항하는 발언을 하게 되면 대항 표현의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주장한다.

혐오 표현의 해악을 지적하고 이를 금지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주장하는 책은 여럿 봤지만, 대항 표현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은 처음이어서 무척 흥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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