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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활동

수단 내전 독후감(더글러스 존슨)

by 통합메일 2022.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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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이름과 위치도 생소하지만 수단은 아프리카에 위치한 나라이면서 동시에 중동에 속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또한 수단은 '아프리카에서 가장'이란 수식어가 여러 곳에 필요한 나라이다. 수단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나라'로서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식민통치를 마치고 독립한 나라'이지만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내전에 돌입해 가장 늦게까지 내전을 치룬 나라'이 기도 하다. 수단 내전에 대한 판박이 같은 이해는 "영국 식민통치의 부정적인 유산" 또는 "북부의 아랍 무슬림이 남부의 기독교도 흑인 사이의 전쟁"이지만 이 책은 19세기 이전 수단의 역사, 식민통치와 독립 이후 수단의 경제, 사회, 문화 정책과 이슬람 원리주의는 물론 20세기 민족주의의 확산과 냉전과 같은 국제정치질서까지 모두 포괄하는 세밀하고도 날카로운 서술로 내전의 원인과 고질화 과정을 서술하는 동시에 단순화된 설명이 만들어내는 문제점도 함께 짚어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사실상 분리해 독립하는 것으로 결정한 남부수단과 남부수단을 잃을 북부수단이 각각 어떤 문제에 직면할 것이며 그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한 예상을 가능하게 해 줌과 동시에 동북부 아프리카의 국제질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예측하게 도와준다. 냉전에 끝나면 상호확증파괴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고 평화로운 국제질서가 도래할 것처럼 보였으나 예상치 못한 탈냉전의 혼란이 엄습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수단 안에서 분리와 독립에 대한 열망과 독립 억제라는 대명제에 그동안 억눌러 왔던 사안들이 독립으로 터져나올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책은 그 자체가 현재인 수단의 과거를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이 책의 마지막 특징은 저개발국 또는 지역에 대한 기아와 빈곤 대책으로 외부의 구호가 중립적이기 어렵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유엔을 위시한 국제기구의 구호가 현장에서 어떻게 정치의 영향을 받아 변질되는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부분은 2010년을 기준으로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위상이 바뀐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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