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읽게 된 건 소크라테스에서 미셸 푸코까지 생각의 근육을 단련해주는 나의 첫 번째 철학책이라는 책 표지의 문구 때문이었다. 이 책은 생생한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으로 읽고 이해하기가 쉬웠고 이를 통해 서양 철학의 흐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먼저 이 책을 통해 철학하기는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인이 첫걸음을 내딛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어떤 것인이 이해하고 싶어지자 지금까지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철학하기를 글로 써서 철학 텍스트를 남긴 최초의 서양 철학자는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이다. 플라톤 이전에도 철학적 질문은 있었지만 글로 남긴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 역시 자신의 사상을 글로 남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철학은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또, 책의 내용 중에서 흥미로웠던 목차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이었다. 현대 철학사에서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신화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난 유대인이었는데, 뒷날 영국인으로서 케임브리지에서 세상을 떠났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언어와 세계 사이에는 세 종류의 관계가 있는다. 언어는 세계를 대변하고 묘사하며 서술하는 관계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 세계는 사물로 이루어졌지만 단순히 사물로서만이 아니라 어떤 일정한 관계 속에 있는 사물, 즉 '경우'로서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한 권의 책은 '너의 책'이거나 '지루한 책'으로 일정한 경우를 나타낸다. 이 관계 속의 경우가 세계를 이루며, 그 형식은 'a는 b와 관계된다. '로 표현되므로 곧 'aRb'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언어는 결코 개인적인 것일 수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우리는 흔히 인사할 때, "식사하셨어요?" 또는 "어디가세요?"라고 하는데, 한국이라는 언어 공동체에서는 당연히 이런 말들을 인사로 이해하기 때문에 아무도 '왜 이 사람은 내가 밥을 먹었는지 궁금해 하는 걸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언어 공동체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이상한 물음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핵심 개념 중심의 철학사로 흐름을 쉽게 이해하고 홀로 동떨어진 철학이 아닌 철학과 과학, 철학과 삶의 연관 관계를 알게 되니 정말 좋았다. 특히 언어 철학 부분은 나의 장래희망이 번역가이고 평소에 언어 쪽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다. 철학은 정말 모든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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